쿠바선교 기도편지 2022-6

쿠바 선교를 위해 후원해주시는 여러분 모두 평안하셨는지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분이라는 사실이 오늘 아침 너무 힘이 됩니다.  순수한 동기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라는 분명한 목적이 우리에게 있다면, 홍해 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라도 , ‘할 수 없어!’ ‘그건 너무 어려워! 불가능한 일이야!’ 라는 믿음 없는 부정적인 생각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나의 도움이시고 나와 함께 하시니 할 수 있어!’ 라는 믿음을 가지고, 팬데믹 보다 더한 사태라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작금의 쿠바 상황은 제게 홍해 같고, 여리고 같이 느껴지는 나날입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이곳은 매일 살아 가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에어 컨이 없으니 실내가 무덥고, 밤에도 더워서 자다말고 일어 나 찬물로 샤워를 하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모기에 물리고,  전용 차가 없으니 걸어 다니고, 한국의 1970년 대 초, 시내버스 마냥 비좁은 대중교통수단을 마스크를 쓰고 이용해야 하고, 주변에는 외국인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쿠바 수도 외곽 프라떼르니닫 마을에 세워진 작은 선교센터에서 쿠바 선교의 기초를 놓겠다고 오늘도 꿈을 안고 버티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는 교회당에서  실종된 조 유나 어린이의 죽음 이라는 비보를 접하고 애통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선교지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린이들을 주께로 인도하지 못한 선교사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선교지에서 남은 삶을 어린이 전도, 청소년 전도에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하는 새벽이었습니다.   

  

쿠바에서 누가 살고 싶겠어요?

쿠바의 물자 난리에 소시지를 사기위해 아침부터 모여든 사람들.

몇 일 전,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요르다니스 목사 사택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평소에 쿠바 공산국가에 대해서 비판적이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쿠바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에 관해서 들은 소문이 그가 정치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찾아 가 보았습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는데, 지난 주부터 다시 자유로이 밖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가 무슨 특별한 죄를 지어서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하면서, 쿠바 공산정부 시책에 관해서 역대 전임 총회장들과는 다른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역대 총회장들은 공산정부에 우호적이고 심지어 공산당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대놓고 나는 기독신자이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고 말하고 나는 공산당이 싫다고 해왔습니다.  총회장으로서 공산당의 정치적 선동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산당의 감시대상이 되고 마침내 경찰 조사를 받고, 형 집행으로 집 밖으로는 못 나가는 두문불출 신세가 되고, 사택은 창살 없는 감옥이 되어버린 형국이었습니다.  한 주 전부터 자유로운 몸이 되어서 방문한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쿠바는 이전보다 더 살기 어려워졌습니다. 가진 자들은 떠나고 남은 자들은 그냥 무의미하게 희망은 접은 채 살아갑니다.  요르다니스 목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누가 쿠바에서 살고 싶겠어요?”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지만, 하나님은 쿠바도 사랑하신다 라는 분명한 성경적 명제 앞에서 침묵했습니다. 얼마 전, 미국 뉴우스에 쿠바 보트 피플 42명이 플로리다 해안에서 쿠바로 되돌려 보내졌다고 합니다. 요르다니스 목사의 절규로 내뱉은 말은,  십 대 세 아들이 있는 자신의 가족 뿐만 아니라 쿠바 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애환을 대변한 것입니다.   

쿠바 성경장로교회 총노회 소속 교회를 방문하고

(산따 마르따 성경장로교회와 까를로스 목사)

왼쪽에서 알렉한드로 목사, 지선교사, 까르로스 목사.

지난 5월 선교편지로 보내드린 내용 가운데 쿠바 성경장로교회 총노회 조직에 관한 소식을 보내드렸습니다. 제게는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프라떼르니닫, 산따 마르따, 까르데나스, 세 곳에 개혁주의 신앙 아래 성경적 장로 교회건설을 위해서 세 사람이 뜻을 모았습니다. 프라떼르니닫에서는 현재 담임 목사는 없으므로 지 선교사가, 산따 마르따에서는 까를로스 목사, 까르데나스에서는 알렉한드로 목사가 각각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두 주 전에  산따 마르따와 까르데나스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아바나 숙소를 출발하여 택시로 3시간 가량 논 스톱으로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까를로스 목사 사택에서 점심을 함께 하고 난 후에, 산따 마르따 지역으로 이동하여 교인심방과 지역을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도의 가정에 일일이 방문하여 찬양과 기도, 간단한 말씀을 나누고 병자를 위해서는 특별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주일 오전에 산따 마르따 성경장로교회 예배에 참석하여 주일 낮 설교하고 이어서 첫 성찬식을 거행했습니다. 성찬식은 세례받은 성도에게만 주어져 모두 10명이 성찬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은혜의 시간에 동참했습니다. 참으로 뜻깊고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산따 마르따 교회 최초로 가진 성찬식 후 기념촬영.

쿠바 성경장로교회 교단 소속 교회에서 최초로 가지는 성찬식이었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성도들은 세례받기를 준비하고 다음에 함께 성찬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까르데나스 성경장로교회와 알렉한드로 목사)

오른쪽에서 까를로스 목사와 사모, 알렉한드로 목사와 사모. 새벽 4시부터 준비한 야채 고기 스프 점심.

오전에 산따 마르따에서 예배와  성찬식을 가진 후,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 까르데나스 성경장로교회로 향했습니다. 쿠바의 교통편은 너무나 열악하고 일행이 함께 장소를 이동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낡은 택시에 합승하여 갈 수 있었습니다. 알렉한드로 목사가 개척하여 모이는 까를데나스 성경장로교회는 오후 3시에 예배를 드리는데, 우리 일행은 일찍 도착하여 새신자 가정 한 가정을 먼저 심방하였습니다. 찬양, 기도, 그리고 간단한 간증을 나누는 동안에 정전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지역은 요즈음 정전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무덥고 습도가 높은 시골에 그나마 선풍기에 의존하여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데, 정전이 되면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숨이 컥컥 막히는 실내에서 우리는 간증을 이어갔습니다. 정전은 계속되고, 우리는 걸어서 알렉한드로 목사 사택에 도착했습니다. 과거 한국의 시골, 한 여름 숲과 더불어 무더위를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알렉한드로 목사는 우리 일행을 위해서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식사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그가 만든 야채 고기 수프는 일품이었습니다. 정전 상태의 실내에서 임시 등으로 불을 밝히고, 뜨거운 스프를 먹는데 땀이 비 내리듯 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서 더위도 아랑곳 없었습니다. 오후 세 시가 되어가는데 여전히 정전이 되고 알렉한드로 목사는 무릎을 꿇고 한 쪽에서 기도를 하고 저는 준비한 설교를 되 뇌이며 예배를 기다렸습니다. 예배 시간이 되자 한 두 명씩 교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한 의자가 부족하고 실내는 선풍기를 사용할 수 없어 더위와 열기는 더해가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하게, 예배에 들어가는 찬양을 시작하는데 전기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찬양하다 말고 나는 할렐루야를 외쳤습니다. 모인 분들은 이미 그 상황에 익숙했지만, 저는 선교사이기에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속 옷이 땀에 젖고 바람 한 점 없는 숨 막혀 질식할 듯한 실내였습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설교를 하지 라는 생각이 속에서는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불이 들어오고 선풍기 두 대를 돌려 바람을 지어내니 얼마나 좋은지요.

까르데나스 성경장로교회 오후 예배 찬양을 시작하니 전기가…

설교는 신이 났습니다. 눈 먼 바디매오의 신앙을 설교하는데 내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두들 얼마나 눈을 반짝이며 설교를 듣는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두 교회의 집회를 모두 마치고 아바나로 돌아왔습니다. 이틀 동안 참으로 긴 시간이었고 육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쿠바 성경장로교회라는 배의 선장되신 우리 주님이 배의 키를 잡고 가신다는 확신이 들어서 더욱 기쁘고 보람된 방문이었습니다.

프라떼르니닫 선교센터 수리와 프라떼르니닫 성경장로교회 개척전도


프라떼르니닫 선교센터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설립 당시는 지역 복음화가 우선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개척과 예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지역 복음화와 더불어 쿠바 성경장로교단의 본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에 일차적으로 쿠바성경장로교회 교단 총노회를 조직하는 모임을 이곳 선교센터에서 가졌습니다.  2박 3일 동안 참으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직된 총노회 산하 교회들을 두 주 전에는 돌아보고 격려하고 성찬식도 함께 모여 최초로 가졌습니다.  프라떼르니닫 선교센터는 이제 프라떼르니닫 성경장로교회와 더불어, 교단 본부 건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현재 시설이 너무나 미비합니다.  내부는 장마비로 인해서 벽이 젖고 곰팡이가 흉측하게 생겨서, 실내 벽 공사를 다시 했습니다. 실내가 너무 덥고 습도가 높아서 에어 컨이 필요합니다. 예배실을 포함하여 총 4개를 설치하고자 합니다. 한 대에 설치비를 포함하여 600불이 필요합니다. 뜻있는 교회와 성도님의 지원을 꼭 부탁드립니다. 

 함께 복음전도에 동참할 사역자를 기도 가운데 기다리면서, 저는 개인 전도에 다시 나섰습니다. 쿠바의 팬데믹 사태로 국경이 장기간 닫힌 후에 쿠바는 극도로 어려움에 처해있고, 선교사역에도 많이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그래도 실망않고 다시 시작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우리 주님을 바라보면서,  다시 개인 전도 현장에 나섭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복음을 전하고 예배에 참석하겠다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전도 현장에 나가는 것이 어렵지 일단 나가면 신기하게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고, 기쁘게 복음을 받습니다. 그래서 나가야합니다. 전도해야합니다. 주님의 양들이 교회 안에도 있지만 교회 밖에도 있습니다. 그들도 주님의 음성, 곧 생명의 말씀을 들으면 주님께 나아옵니다.  주님의 양들이기 때문입니다. 전도의 미련해보이는 것으로 믿는 자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선택과 예정을 전도현장에서는 늘 경험합니다. 그래서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님이 둘씩 전도하러 보낸 사실을 기억하며, 함께 전도현장에 나갈 제자 한 명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기도제목

1.   쿠바가 예수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고 싶은 나라로 변화되도록

2.   새로 설립된 쿠바 개혁주의 교단, 쿠바성경장로교회(IPBC)가 교회헌법을 준비하고, 견실한 성경적 기초를 세워가도록

3.   산따 마르따 성경장로교회(까를로스 목사)에서 성찬에 참여한 성도들의 신앙이 성숙하고, 세례를 준비하는 과정과 까를로스 목사 가정을 위해 넉넉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도록.

4.   까르데나스 성경장로교회(알렉한드로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지 두 달 밖에 되지 않는데 성경의 기초 위에 교회가 세워지고, 알렉한드로 목사 가정을 위해 넉넉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도록.

5.   프라떼르니닫 성경장로교회를 함께 목회하고 전도현장에 함께 나갈 동역자 한 사람을 보내주시도록.

6.   프라떼르니닫 선교센터가 쿠바성경장로교단의 센터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7.   프라떼르니닫 선교센터 방과 사무실, 그리고 예배실에 설치할 에어컨 4대 지원을 위하여 (한 대에 설치비 포함 600달러)